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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ortrait of Wednesday

■ 전시 안내

○일시: 2023.3.30(목) ~ 4.16(일)

○장소: 자하미술관

○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장르: 회화, 설치

○ 오프닝: 4.1(토) 오후 4시

■  전시 소개

 "현실의 시간은 고정되고, 무한한 세계가 존재를 드러낸다. 붓질이 형성한 자연스러운 효과가 점층적으로 누적되는 동안, 나는 그곳에 잠시 동안 머물렀던 것이다. 화가의 분주한 시간은 참된 휴식이 되었다. 움직이는 얼룩들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자, 어떤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것은 어떤 섬이고 바다였다."

- 정성윤 작업노트 中 

    자하미술관에서 3월 30일부터 4월 16일까지 정성윤의 개인전 《A Portrait of Wednesday》를 개최한다. 동양화를 수학하고 현대적인 감성으로 담아내는 정성윤은 대지, 호수, 해안가, 공원 등의 잔잔한 풍경을 돌아볼 때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표현해온 작가이다.

이번 전시 《A Portrait of Wednesday》는 그간 작업해 온 정성윤의 회화들이 바쁘게 흘러가는 일주일 가운데, 우연히 휴식이 찾아온 수요일의 풍경을 깊이 관찰하고 내면화한 잔상들을 옮겨 놓았다는 상상에서 기획되었다.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는 19세기 파리에서 한가로이 도시를 거닐며 다니는 자들을 플라뇌르(Flaneur)라고 정의했으며 이들은 파리의 오래된 골목과 건물들이, 반듯하게 정비된 거리와 스펙터클한 상업 시설로 변화하는 도시화 과정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관찰자들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산책자들은 화려한 도시를 비관하기보다는 끝없이 이어지는 고층 건물과 자동차들의 행렬 틈에서도 낭만적 여유와 감상을 찾아낼 수 있다. 정성윤의 작업에는 이처럼 바쁜 도시의 일상을 잠시 벗어난 하루, 사색에 접어드는 순간 파도처럼 밀려오는 내면의 자유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평일의 휴식은 도시인들에게 주말보다 자유롭고 생경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휴식과 사색에서 오는 자유를 가시화하는 방법으로 작가는 수요일의 수(水)라는 한자가 의미하듯 호수, 바다 등 ‘물’의 이미지를 택한다. 이에 2010년대 작업에는 호숫가가 보이는 공원이나 카페 등 잔잔한 일상의 풍경이 주로 나타나며 최근 작업은 점차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무한하고 텅 빈 풍경으로 발전되었다. 물을 주요한 주제로 발전시킨 이유에 대하여 작가는 “무거운 육신을 벗기고, 갇혀있던 마음을 해방시키는” 인상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물이 갖고 있는 생명력, 순수, 회복 등의 여러가지 상징 중에서 작가는 눈과 마음을 씻기고 비워냄으로써 충만해지는 감정을 작품에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꽃과 나무가 생동하는 4월, 인왕산 중턱에 위치한 자하미술관에서 정성윤 작가가 전달하는 도심 속 휴식의 시간 속에서 내면을 돌아보고 개개인이 존재의 생명력을 되찾는 자유를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유한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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