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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omonym
Current: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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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자취가 당신의 지나온 세월이 된다.

김문정(자하미술관 큐레이터)

 

돌의 자취가 당신의 지나온 세월이 된다.

잔잔한 모래 위의 바위, 곧은 먹선 위의 박새, 천연 색면 위의 무당벌레. 생동감을 담은 다른 무드의 작품은 모두 한 인물에서 나왔다. 작가는 자신의 개념에 맞는 생명체를 하나씩 캔버스에 옮겼다. 작가 윤위동(b. 1982)은 각기 다른 소재에 작가의 정체성을 넣어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허구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2000년 대, 콘트라스트(Contrast) 시리즈로 인간의 생명을 담아낸 작가는 돌과 모래의 순환을 통해 시간과 변화의 철학적 메시지를 전하며, 관람객에게 삶의 흔적과 자연의 영속성에 대한 사유를 제안한다.

 

윤위동의 콘트라스트 시리즈는 모든 시점이 발로 향한다. 그가 묘사한 인물의 발에는 멍들이 두드러지게 발견된다. 작가가 표현한 멍은 병 그 자체이자 인간의 업보이다. 발은 신체의 이상 신호를 알려주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윤위동은 발을 강조하면서 윤회를 통한 업보를 말하고자 했다. 그는 특히 발만 바라보아도 업보를 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소멸한 인간이 남긴 업보는 윤회를 통해 남게 되고 작가는 캔버스에 소멸과 잔존을 담았다. 양면적인 연결성은 밝음과 어두움으로 연결되며 동양의 철학 사상인 음과 양과도 연결된다. 결국 콘트라스트는 순환을 주제로 삼는 작가의 시발점이자 인테그랄(Intergral) 시리즈가 탄생되는 시초였던 것이다.

 

작가는 모놀로그(Monologue) 시리즈로 돌의 자취를 묘사했으며, 인생의 자취를 표현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인생의 환경이 주기에 따라 변하듯, 그가 그리는 돌의 모습 역시 매번 같을 수 없기에, 매 순간 다음 단계를 모색한다. 윤위동은 그 삶을 살아내는 모든 이가 참으로 아름답고, 이러한 삶 자체가 하늘의 선물임을 전하고 있다.

 

최근 윤위동은 동그란 물방울과 무당벌레를 주제로 인테그랄 시리즈를 만들었다. 동양 철학에서 원형은 시작과 끝이 일치하는 형태로, 우주의 순환과 조화, 연속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생명을 머금은 두 원형은 우주 속 조화를 이루는 작은 생명체들을 강조하고자 했고,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작생명의 소중함을 함의한다. 작가가 표현한 캔버스 위의 박새, 물, 무당벌레는 순환시리즈의 정점이자 생명의 집약체이다. 박새는 일필휘지의 굵은 선과 동시에 등장한다.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들은 흉한 소식과 길한 소식을 전하며, 세상의 순환을 돕는 존재이다. 찰나의 순간에 완성되는 일필휘지처럼 강렬한 순간 탄생했다 사라지는 생명을 담고 있다. 이러한 시선 속에는 작은 생명들의 자취를 안타까워하는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윤위동 작가의 작품은 동양과 서양, 추상과 구상, 음과 양 속에서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힘을 탐구한다. 각각의 생명체와 자연물은 공간을 초월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만물의 생장과 완성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의 명은 '동음이의어(Homonym)'이며, 문자 그대로, 발음이 같지만 뜻은 다른 단어를 말한다. Contrast, Monologue, Intergral 등 전 시리즈는 동일 인물 윤위동 작가가 탄생시켰다. 창작한 인물은 같지만 서로 다른 의미와 다른 화풍으로 마치 다른 작가가 제작한 느낌을 담고자 했다. 자하미술관의 전시는 다채로운 내용에 공간의 분리로 작가의 다른 지점이 극대화 된다. 20대 청년은 인체 묘사를 통해 하이퍼리얼리즘에 발을 딛었다. 구성, 묘사, 아이디어로 자신을 갈아내며 세월을 감내한 작가는 대척점이 되는 주제들 속에 생명, 순환, 완성을 이끌며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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