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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ive Measure & UNDER PRESSURE: 손종준 개인전

손종준의 손에서 나온 서로 다른 질감이 한 공간에 어우러진다. 보이지 않는 벽과 기성세대가 전달한 압박감이 천과 금속에 스며들었다. 인체를 감싸는 재질에서 시대를 읽는다. 작가는 스스로 보호하는 보호구이면서도 누군가에게 짐으로 다가오는 현상을 미학적으로 연결했다. 손종준 작가는 이러한 인간 경험을 ‘방어’와 ‘압박’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탐구하며,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수년간 탐구해온 ‘Defensive Measure’ 시리즈를 총망라하는 동시에, 신작 ‘Under Pressure’를 선보이며 인간 존재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제시한다.

Defensive Measure: 방어의 형상화

차가운 금속이 갑옷을 연상시킨다. 시야에 들어오는 미래지향적인 조각들은 착용 가능한 조각이자 작가의 시선이 사회에 닿아있음을 확인 시켜주는 존재이다. ‘Defensive Measure’ 시리즈는 사회적 약자 혹은 스스로를 약자로 인식하는 이들의 방어 기제를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장애를 가진 자, 우울증을 겪는 사람, 사회 속에서 소외된 이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과 콤플렉스를 조형적 언어로 표현한다.

작품은 단순한 보호구가 아니다.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방어하는 존재이자, 자체로 하나의 조형적 서사를 형성한다. 육체를 보호하며 개인을 고립시키는 장치는 보이지 않는 벽을 형상화하며 곧 개인을 더 고립시키는 장치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처음, 이 시리즈는 특정한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개념은 확장되어 또 다른 이유를 찾게 된다. 우리는 모두 어떤 형태로든 불안과 압박을 겪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방어 기제를 만들어낸다.

Under Pressure: 압박의 형상화

‘Under Pressure’는 ‘Defensive Measure’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신작 시리즈로, 사회 속의 다양한 압박을 탐구한다. 손종준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심리적 압박이 세대와 환경을 초월하여 지속되고 있음을 포착했다.

작가는 신진 작가시절, 막연한 불안감과 허무함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했고 40대 후반의 기성세대에서 여전히 같은 압박이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과 개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 사이의 괴리는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압박이란 존재는 더욱 정교한 방식으로 형태를 바꾸어가며 존재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하나의 구체적인 조형물로 형상화했다. 관람객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이 압박을 해석하고 마주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들과 마주하기

손종준의 이번 전시는 우리 삶 속에서 반복되는 ‘방어’와 ‘압박’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작가는 단순히 사회적 약자나 특정한 개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는 심리적 경험을 조형적으로 풀어낸다. ‘Defensive Measure’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갑옷으로, 우리 안의 두려움과 사회적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방어 시리즈는 작가가 구현한 갑옷을 총망라함과 동시에 피날레를 장식한다. ‘Under Pressure’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받아들이고 있는 압박과 기대를 물리적 형상으로 구현함으로써, 그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하나의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물음’을 던지는 과정이다.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보이지 않는 벽과 압박을 다시금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방어를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 압박을 직면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손종준의 작품은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각자의 삶 속에서 새로운 시선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손종준의 전시를 통하여 사회의 통념 속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고찰해보길 바란다.

​자하미술관 큐레이터 김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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