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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승 개인전

<퍼포먼스에서 스타더스트까지 성희승의 아트라이프>
23.6.24 - 7.6

 

 

 

■ 전시 안내​

○일시: 2023.6.24(토) ~ 7.6(목)

○장소: 자하미술관

○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장르: 회화, 퍼포먼스 아카이브

○ 연계행사 : 6/24 (토) 오후 2시 : 작가와의 만남 



 

내가 그린 삼각형, 어느 우주의 별이 되었을까.

최태만/미술평론가

 

2003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한 루마니아의 실험예술단체인 키네마 이콘(Kinema Ikon)은 ‘예술에서 저자란 누구인가?’란 질문을 제기하며 자르디니 공원의 루마니아관에 의도적으로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보안과 감시를 목적으로 설치하는 감시카메라가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성희승은 그 감시카메라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그 장면은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성희승은 뉴욕의 맨해튼과 브루클린 수퍼마켓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앞에서도 ‘초대받지 않은’ 퍼포먼스를 수행했다. 이러한 개입으로서의 행위예술은 작가와 관객의 경계를 해체함은 물론 예술의 존재 의미를 새롭게 묻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아와 초자아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실현하고자 그는 2005년 베이징영화대학에서 삭발하는 퍼포먼스를 실행했다. 머리카락을 깎는 행위는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급변하는 도시환경을 목격하고 그것을 어떻게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유목민처럼 정주를 거부하고 세계 여러 도시를 다니며 퍼포먼스를 통해 자아와 세계, 저자의 독자, 익숙함과 낯섬 사이를 가로지르던 성희승은 하나의 삼각형으로부터 출발한 별을 통해 마침내 우주공간으로 비상하는 꿈을 표현한다. 2014년부터 별을 그리기 시작한 그 작은 삼각형을 겹겹이 쌓아 화면을 가득 채운다. 집적된 수많은 선은 마치 모세혈관처럼 화면 속으로 흐르며 수렴과 확산의 과정을 통해 전면회화를 만든다. 그림은 뉴런과 시냅스처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기억의 영역이거나 마음의 지도, 또는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진 유기체이거나 우주 거품과 가스로 가득 찬 거대한 성운을 연상시킨다.

 

어린 시절 밤하늘을 보며 저 많은 별 중에 나의 별은 무엇일까 상상했던 것처럼 별은 언제나 내가 가고 싶은 이상적인 낙원의 상징이기도 했다. 일곱 개의 별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천체인 북두칠성에서 가장 빛나는 북극성(Polaris)은 옛날부터 북쪽을 가리키는 별로 여겨졌기 때문에 여행자에게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 일출 직전이나 일몰 직후에 나타나는 샛별은 태양계의 행성인 금성(Venus)을 일컫지만 가장 밝기 때문에 신화와 문학은 물론 종교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된다. 그러나 우리 은하계 너머의 우주에는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무수하게 많은 별이 탄생과 소멸을 거듭하고 있다. 허블이나 제임스웹과 같은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할 수는 있으나 너무 멀어 갈 수 없는 별은 우리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형태로 존재한다. 이러한 단순한 도형의 출발점은 선으로 두 개의 삼각형을 겹친 ‘다윗의 별’이 그 예에 해당한다. 점과 선이 모여 형태가 되고 색채가 더해지면서 이차원적 평면은 마음으로부터 우주까지 품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성희승이 그은 선 하나는 집적과 확산을 거듭하며 조밀한 수풀을 구성한다. 겹겹이 쌓인 선의 율동은 색채와 함께 은하를 형성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기억이 켜켜이 쌓인 내 마음의 표상이자 내가 가고 싶은 미지의 세계로 향한 동경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그린 삼각형 하나는 어느 우주의 별로 태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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