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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개인전
《읍(泣): 혼신의 애도》
2026. 10. 1 - 11. 1
소리 내어 울지 못할 때 슬픔은 침묵이 되고,
말로 다하지 못한 애도는 몸의 떨림으로 가라앉는다.
한자 ‘읍(泣)’은 밖으로 터져 나오는 곡(哭)이 아니라,
삼켜진 눈물이자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조용한 울음이다.
사진가 최광호의 이번 전시는
사회적 참사의 현장이나 사건의 구체적 이름을 정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깊고 묵직하게 가라앉은 심해의 물결,
그리고 일상의 골목 벽면에 스치듯 남겨진 인간의 그림자와 같은
비극이 남긴 감각의 잔여물을 통해 가장 원초적이고 처절한 혼신의 애도를 건넨다.
최광호의 화면 속 어두운 물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차가운 침묵을 삼킨 공간의 비유이며,
벽면을 스쳐 지나가는 실루엣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남겨진 부재의 증거다.
카메라 렌즈를 거치지 않고 사물의 그림자와 빛의 화학적 반응을
인화지에 직접 각인시키는 포토그램(Photogram) 기법은,
사건을 외부에서 재현하는 방식을 벗어나
빛과 물질이 주고받은 순수한 ‘접촉의 자국’을 남긴다.
비극을 스펙터클로 소비하지 않고,
일상 속에 여전히 웅크리고 있는 어두운 그늘과 물의 숨결을 응시하는 것.
《읍(泣): 혼신의 애도》는 이름을 지운 자리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가장 정직하고 육체적인 진혼(鎭魂)의 여정이 된다.
큐레이터
서문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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