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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악!>

○ 전 시 명: 뜨악!

○ 전시기간: 2020년 9월 18일(금) ~ 10월 11(일)

○ 전시장소: 자하미술관

○ 전시장르: 회화, 설치, 미디어

○ 참여작가: 김형관, 김동규(뀨르), 박건, 서찬석, 성능경, 손기환, 양반김(양진영+김동희), 옥정호, 유지인, 이태호, 정기현, 정복수, 조습, 주재환, 허산, 황석봉, 빠키(VAKKI)

○ 세미나: 9월 25일 16:00 김남수(전 백남준아트센터 연구원), 유진상(계원예대 교수), 배우리(월간미술 기자)

‘뜨악’은 마음이 선뜻 내키지 않아 꺼림칙하고 싫다 혹은 마음이나 분위기가 맞지 않아 서먹하다는 의미이다. 즉,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는 것이다. 미술관에서 이루어지지만 어쩐지 미술관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뜨악!’스러운 이번 전시는 점잖은 예술 대신 정곡을 찌르는 재치와 키치(kitsch)한 감성, 패러디를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정형화된 틀을 깨는 것에 목적이 있다.

최근 몇 년간 대중문화의 트렌드는 B급과 병맛으로 흘러가고 있다. B급은 등급과 계급을 이르는 ‘급’과 A 다음에 나오는 알파벳 ‘B’가 결합한 말이다. 26개 가운데 두 번째이니 상위그룹에 속함에도, 어쩐지 그 단어의 뉘앙스는 수준 낮은 것을 일컫는 듯하다. 그렇다면 B급 문화는 어떤 의미인가. 명쾌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B급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사용된 영화계에서는 예술성을 추구하는 주류문화에 대항하여 냉소와 저항, 조롱을 보내는 것을 통칭했다. 즉, B급은 주류문화를 비꼬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문화풍자인 것이다. 또한 병맛은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져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는 개그코드를 뜻한다. 웃음과 냉소가 교차되는 병맛이라는 문화코드는 위로나 힐링 보다 현 세태를 웃음으로 승화시킴으로써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러한 B급과 병맛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기성세대의 문화와 그 구조는 다르지만, 어설픈 내용과 우연성, 비합리성으로 점철되어 새로운 문화의 한 단면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영화, 드라마, 예능, 광고, 심지어는 교육방송과 지자체에 이르기까지 촌스러움과 B급을 내세운 콘텐츠들은 다소 어이없고 뜬금없지만, 사람들은 여기에 열광했다. 주류문화와 고급문화에 반(反)하는 이 같은 문화적 흐름은 ‘대세’로 떠올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수준 낮은 하위문화를 의미하지 않고 시대를 선도하는 문화의 한 단면으로 그 위상이 변화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자하미술관은 B급 감성과 문화에 주목하는 전시를 개최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의도적으로 저예산, 비논리, 복고풍, 패러디, 말장난, 오버액션, 탈권위의식을 지향하는 작품들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자 했다. 특히 무거운 것을 거부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재치, 의도적인 부조화를 이끌어내는 B급 감성 특유의 작품을 전시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고상함을 추구하는 미술이 아닌 현대미술의 기원인 아방가르드 정신을 되새기고 재조명할 것이다. 또한 관람객들이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심오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해방시키고,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작품을 조망하며 현세대의 문화 속에서 공감대를 확장해나가고자 한다